“아버지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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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9-04-18 14:04 조회1,879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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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 5,43-48에서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이웃 사랑’에 대한 계명을 풀이해 주셨습니다. 여기서 예수님은 원수나 박해하는 자들도 우리가 사랑해야 할 이웃이라고 하시면서 그들을 위해 기도하라고 명령하셨습니다(5,44). 그런 다음 예수님은 당신의 가르침을 이렇게 매듭지으셨습니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라”(5,48).
신약성경에서 ‘완전하다’는 말은 ‘모자람 없이 가득 찬 상태’를 가리킵니다. 하느님이 완전하신 이유는, 악인이나 선인에게 차별 없이 사랑을 베푸시기 때문입니다(5,45). 곧 누구에게나, 필요한 사랑을 마음껏 퍼주시는 분이고, 그런 사랑으로 항상 가득 차 계시기 때문입니다. 사실 무엇 하나 내세울 것 없이 부족한 우리도 그 사랑으로 구원을 받았습니다. 그러니 우리도 우리 눈에 보잘것없는 이들에게 그 사랑을 나눠주라는 것입니다.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그렇게 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고, 뭐가 아쉬워 그래야 하느냐고 따지고 싶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예수님은 이렇게 타이르십니다.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10,8)
예수님의 이 말씀을 되새길수록 우리의 신앙생활은 매일매일의 도전이라는 것을 실감합니다. 많은 이가 원수나 박해자들 때문에 기도하기는 하지만, 그 내용은 하느님의 복수와 악인들의 몰락을 비는 것입니다. 그런데 원수에게 고통을 주려면 자기 자신은 그보다 더 몇 배의 고통을 받게 됩니다. 그러니 악인이 회개하고 구원받아서 우리와 한 형제자매로 친교를 나누게 해주시라고 기도하는 것이 서로를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지름길입니다.
인도의 성자들 가운데 잘 알려진 인물은 ‘마하트마 간디’입니다. 우리가 그의 이름으로 알고 있는 ‘마하트마’는 사람들이 붙여준 명예로운 호칭입니다. ‘마하트마’는 ‘위대한 영혼’이라는 뜻입니다. 1948년, 간디는 힌두교 광신자가 쏜 총에 맞아 숨을 거두었습니다. 죽음을 눈앞에 둔 간디는 마지막 힘을 다해 자신의 손을 가슴과 얼굴을 거쳐 이마에 올렸습니다. 그의 마지막 동작은 화해의 표시였습니다. 바로 이것이 간디를 ‘위대한 영혼’이라고 부르는 이유입니다.
완전하고 위대한 영혼의 소유자는 원한을 사랑으로 갚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어떻게 원수를 향해 화해의 손을 내밀 수 있을까요? 우리 마음을 하느님의 사랑으로 가득 채워야만 가능한 일입니다. 물론 우리 스스로는 그 사랑으로 충만하게 될 수 없습니다. 기도로 하느님의 도우심을 받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입니다.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라’는 말씀을 되새기면서 자신을 저 밑바닥까지 낮추지 않으면 불가능한 것입니다. 우리가 그런 마음으로 기도하면서 노력한다면, 하느님의 깊은 사랑에 감사하면서 나누는 삶을 산다면, 우리는 모두 아버지를 닮은 ‘완전한 사람’, ‘위대한 영혼의 소유자’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