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옷을 갖추어 입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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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백인 세실리아 작성일21-11-17 17:16 조회924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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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옷을 알맞게 갖춰 입는 것이 준비의 한 모습이기도 합니다. 아이들이 학교에 가기 위해 교복을 입는 것이, 또 직장에 출근하여 먼저 옷을 갈아입는 경우가 그렇습니다.
옷을 갖추어 입는다는 것은, 그 시간을 잘 지내기 위한 방법이기도 합니다. 운동을 하면서 편안한 옷을 준비하지 않았다면 불편할 수밖에 없습니다. 작업을 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소방관들에게는 그들이 갖추어 입는 옷이 생명을 지켜주기도 합니다.
또 옷은 상대를 향한 내 마음의 표현이기도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러 갈 때, 우리는 어떤 옷이 그의 마음에 들까 한참을 고민할 것입니다. 웃어른을 만날 때에도 존경의 마음을 담아 예의바르게 옷을 차려입습니다. 장례식에서는 소중한 이를 보내는 슬픔과, 그에 대한 존경과 남은 이들에 대한 위로를 담아 옷을 입습니다.
미사를 드리기 전에 먼저 옷을 갖추어 입는다는 것은 이러한 의미입니다. 미사를 위한 준비의 시간이기도 하며, 미사 때 편안히 함께하기 위한 방법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하느님을 향한 내 마음의 표현이기도 합니다. 미사 때 입을 옷을 고른다는 것은 오늘 하느님께 어떠한 기도를 드릴 것인지의 표현이기도 합니다. 오늘 주님께 기쁨의 노래를 부를 것인지, 자비를 청할 것인지 생각하여 보십시오.
사제들이 입는 옷들에도 이처럼 많은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사제는 개두포, 장백의, 띠, 영대, 제의를 입으면서 각각이 담고 있는 뜻에 따라 기도를 드립니다. 또 전례시기에 맞추어 영대와 제의의 색을 달리하면서 신자들과 함께 나눌 이야기들을 먼저 옷에서 드러내곤 합니다.
여러분들도 이처럼 옷을 갖추어 입으십시오. 여러분들이 미사 안에서 청하는 마음을 담아 하느님께 드러내십시오. 비싸고 좋은 옷을 갖추어 입으라는 말이 아닙니다. 다만 대충 입지는 않도록 주의하십시오. 미사에 임하는 마음도 그러할까 두렵습니다.
미사를 드리기 전에, 집에서 옷을 입으며 내가 만날 예수님과 내 이웃들에 대한 마음을 준비하여 보십시오. 그들을 존경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가장 아름답게 갖추어 입고 주님께 나아가도록 합시다.<박찬희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