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안전과 생명 우선시하는 세상돼야 김선태 주교 노동절 담화[가톨릭평화신문 2021-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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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1-05-07 조회 797회본문
“노동자 안전과 생명 우선시하는 세상돼야”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김선태 주교 노동절 담화
2021.05.02 발행 [1611호]
▲ 김선태 주교 |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김선태(전주교구장) 주교는 5월 1일 노동절을 맞아 담화를 발표하고 “모두가 연대를 통해 공동선을 실현하고, 노동자들과 가족들의 안전과 생명을 우선시하는 세상을 만들자”고 당부했다.
김 주교는 ‘아무도 우리를 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마태 20,7)를 주제로 한 담화에서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생산성과 이윤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이들이 ‘잉여 노동자’로 밀려나며, 이들 가족의 생계에는 관심조차 없다”면서 “그들은 도구도 잉여 노동자도 아닌, 존중받고 보호해야 할 하느님의 자녀”라고 강조했다.
김 주교는 더 많이 빨리 일해야만 하는 운송 노동자, 고객의 폭언에도 친절을 잃어서는 안 되는 감정 노동자, 허술한 구조물 사이를 다녀야 하는 건설 노동자를 비롯해 허드렛일을 강요받는 청소년 노동자, 공장 또는 농어촌에서 차별받는 이주 노동자, 하청 및 비정규직 노동자를 일일이 언급하면서 “우리 사회에서 노동자의 ‘생명’은 이윤 추구를 위한 ‘수단’으로 일상화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인간이 모든 경제 사회 생활의 주체이며 중심이고 목적이라는 하느님의 진리와는 달리 자본이 노동과 노동자의 주인이 됐다”고 꼬집었다.
특히 김 주교는 “불안과 불편 속에 살아가는 이주여성 노동자들의 집은 ‘비닐하우스’”라며 “이들은 법정 근로 시간과 휴게 시간을 보장받지 못한 채 하루 10시간 이상의 긴 노동을 하면서도 제대로 된 임금조차 받지 못하는 ‘노예 노동’을 강요받고 있다”고 한탄했다. 아울러 “그들은 착취의 대상이 아니라 인간 그리고 노동자로서 동등한 권리를 가지고 있지만, 실제로는 이윤과 먹거리를 제공하는 ‘보이지 않는 부속품’으로 취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김 주교는 “고용주뿐 아니라, 우리 모두가 이윤과 효율성보다 노동자들과 그 가족들의 안전과 생명을 우선시하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말씀처럼 우리의 경제 사회 체제가 단 한 명의 희생자도 만들지 않고 한 사람도 저버리지 않을 때에만, 우리는 보편적 형제애의 축제를 경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