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교구장 부활 대축일 담화[가톨릭평화신문 2022-04-17]
페이지 정보
작성일2022-04-14본문
“코로나19로 움츠렸던 신앙생활 온전히 회복” 당부
전국 교구장 부활 대축일 담화, 전쟁 종식·생태 환경 회복도 호소
2022.04.17 발행 [1658호]
▲ 전국의 교구장 주교들은 주님 부활 대축일 담화를 통해 부활의 은총이 온 세상과 신자들의 가정에 함께하길 기원하며, 코로나 팬데믹으로 움츠렸던 신앙생활을 온전히 회복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2017년 4월 15일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봉헌된 부활 성야 미사에 참여한 신자들이 초에 붉을 밝히고 그리스도의 빛을 이웃과 함께 나눌 것을 다짐하고 있다. 가톨릭평화신문 DB |
전국의 교구장 주교들은 17일 주님 부활 대축일을 맞아 담화를 발표하고 부활하신 주님께서 주시는 은총과 평화가 온 세상과 신자들의 가정에 함께하길 기원했다. 교구장 주교들은 특별히 코로나 팬데믹이 진정 국면에 접어든 것과 관련해 2년 반 이상 움츠렸던 신앙생활을 온전히 회복해 나가자고 신자들에게 당부했다. 아울러 주님 부활의 기쁨이 사회 차원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가난한 이들과 사회 약자들에게 관심과 도움을 줄 것을 촉구했다. 또 전쟁 종식과 평화 정착, 지구 생태 환경 회복에 연대해 줄 것을 호소했다.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는 “예수님께서 ‘라자로야, 이리 나와라’(요한 11,43)고 불러내시듯 팬데믹으로 움츠러들었던 우리도 이제 그만 각자의 ‘동굴’에서 나오라고 불러내신다”면서 “편안함에 길들여진 ‘안일함’을 벗어버리고 하느님 안에서 참 생명으로 나아가자”고 교회로 초대했다. 정 대주교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방송 미사가 신자들에게 많은 위로를 주는 통로 역할을 했으나 미사의 성사성을 채울 수 없어 완전한 미사와 같은 것이 아니었다면서 이제 성당에 와서 미사와 성사를 통해 신앙생활을 온전히 회복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정 대주교는 새 정부에 “2년 이상 코로나 사태로 어려운 분들, 특히 가난하고 소외된 사회 약자들을 잘 챙겨주는 정부가 되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또 “정치 이념을 떠나 다양한 세대, 다양한 지역, 다양한 계층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주고, 우리가 모두 서로 소통하며 함께 나아갈 수 있는 대한민국을 만들어 주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희망했다.
대구대교구장 조환길 대주교 역시 “코로나19로 인해 움츠렸던 신앙생활을 회복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조 대주교는 “집에서 혼자 또는 가족끼리 비대면으로 신앙생활을 하는 것이 편했을 수도 있지만, 우리 신앙은 ‘하느님과의 만남’이며, 교회는 ‘하느님 백성의 모임’”이라며 “이제 다시 일상을 회복하면서 우리는 교회에 모여 하느님을 만나야 하고, 하느님 백성인 형제들과 만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대주교는 “부활은 완전히 새로운 삶”이라면서 “세상이 죽음의 세력을 이기고 죽음의 문화를 극복해 다시 삶으로 나아가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호소했다.
광주대교구장 김희중 대주교는 “예수님의 부활은 우리에게 삶의 가장 완벽한 희망을 제시해 주는 새로운 존재 양식”이라면서 “새로운 존재 양식이란, 우리의 물질주의적이고 이기적인 행동 방식이 예수님의 이웃에 대한 사랑과 자비, 용서의 방식으로 바뀌어야 함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김 대주교는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초대하시는 하느님 나라는 우리가 먼저 자신을 닦고, 가정을 돌보며, 교회 공동체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사랑과 평화의 공동체를 만들어 갈 때 찾아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수원교구장 이용훈(주교회의 의장) 주교는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주님 부활의 증인으로 살아가는 복음화의 사명을 주셨다”면서 “가난한 이들에게 자비를 실천하고, 공동의 집인 지구를 지키기 위한 생태 환경을 회복하는 데에 함께 참여하며, 전쟁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이들과 연대하자”고 요청했다.
의정부교구장 이기헌 주교는 “금년도 주님 부활 대축일을 기점으로 본당 공동체와 모든 신자가 해야 할 일은 신앙을 회복하는 것”이라며 “이제는 주님의 성전에서 부활의 기쁨을 노래하며, 우리에게 당신의 몸을 생명의 양식으로 주시는 주님의 거룩한 미사 안에서 행복을 찾도록 하자”고 당부했다.
인천교구장 정신철 주교는 “부활의 증인으로 산다는 것은 세상의 가치를 넘어서서 사랑으로 희망과 기쁨의 삶을 살아간다는 것”이라며 “적대와 분열의 사회에 포용과 화합을, 코로나 장기화로 지친 이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전쟁의 위협 속에 있는 세상에 평화를 줄 수 있는 부활의 증인이 되어달라”고 기도했다.
원주교구장 조규만 주교는 “무덤을 열고 부활하신 주님이 이곳저곳에서 발현하시는 그 장소에서 그리스도인들은 죽음을 넘어서는 희망을 보았다”면서 “부활의 희망은 우리 그리스도인이 이 세상을 살아가는 힘”이라고 강조했다.
춘천교구장 김주영 주교는 “주님의 부활은 상처받고 소외된 모든 이들에게 커다란 위안으로 다가갈 것”이라며 “부활 시기를 보내며 용서를 통한 평화를 체험하자”고 권고했다. 김 주교는 동해안 지역 산불 이재민과 전쟁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 국민을 특별히 위로했다.
대전교구장 김종수 주교는 “주님 부활의 은총을 늘 새롭게 매일 가장 확실하게 기억하게 해 주는 것은 말씀과 성사”라며 “사제들이 고해성사와 성체성사 거행에 온 힘을 기울여 수행하면서 거룩한 기쁨을 맛보고, 신자들은 성사에 자주 참여해 진실로 주님다운 주님을 만나는 공동체가 되기를 빈다”고 격려했다.
부산교구장 손삼석 주교는 “주님께서 부활하신 그 은혜를 많이 받고, 훌륭한 신앙인으로 행복하게 살아가시길 기도하겠다”며 “빨리 어려운 시기가 끝나고 모두 공동체에 모여 마음 놓고 기쁘게 알렐루야를 부르는 그날을 기다리자”고 말했다.
청주교구장 장봉훈 주교는 “예수님의 말씀을 마음에 간직하고 세속에 물들지 않도록 우리 자신을 살피고 성찰하면서 우리의 이웃을 사랑하고 용서하며 겸손하게 주님의 길을 따라 살도록 노력하자”고 요청했다. 장 주교는 특별히 “새 교구장과 함께 새로운 마음과 희망으로 형제애로 가득한 공동체를 이루어 부활하신 예수님의 사랑과 평화를 지역 사회에 널리 전하는 교구 공동체가 되어달라”고 교구민에게 당부했다.
마산교구 총대리 최봉원 신부는 “‘나는 살고 너는 죽어야 하는 세속적인 논리’보다 ‘너도 살고 나도 사는 신앙적인 논리’로 세상을 살아가야 한다”면서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부활하신 주님이 내 안에 사시는 것임을 깨달아 우리도 부활 신앙을 생활화하여 더욱 성숙한 신앙인의 삶을 살아가자”고 요청했다.
안동교구장 권혁주 주교는 “부활의 삶을 살지 못하게 하고 방해하는 모든 돌을 치워야 한다”면서 생명을 살지 못하게 가로막는 돌, 불심과 의심의 돌, 낙심과 절망의 돌, 이기심과 탐욕의 돌, 사회를 병들게 하는 온갖 죽임을 돌, 생태적 삶을 살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돌을 치우자고 호소했다.
전주교구장 김선태 주교는 “주님을 향해 길을 떠나는 것은 단지 개인의 내밀한 차원에만 국한되는 것이 결코 아니라 사회적인 차원도 있다”면서 “관심과 연대로 가난한 이들, 병든 이들, 자주 멸시당하고 무시당하는 이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게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는 방법”이라고 권고했다.
제주교구장 문창우 주교는 “주님 부활의 소식은 참된 생명을 향한 부활의 대화를 새롭게 선포하게 한다”면서 “내 안에서 살아계신 주님의 섭리가 드러나고 부활하신 주님의 평화가 흘러넘치게 되면 이 사랑의 힘은 세상을 바꾸게 될 것”이라고 희망했다.
군종교구장 서상범 주교는 모든 장병에게 주님 부활 축하 인사를 전하면서 “미사에 자주 참여하고, 어려운 이웃과 동료들에게 손 내밀어 주며, 복음 선포 사명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신앙인의 삶을 살도록 노력하자”고 격려했다.
리길재 기자 teotokos@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