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도 부활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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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8-03-30 13:28 조회3,012회 댓글0건첨부파일
- 2018 부활메시지.hwp (16.5K) 11회 다운로드 DATE : 2018-03-30 13:2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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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과 희망과 사랑의 축제를 지냅시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죽음을 뚫고 참으로 부활하셨습니다. 부활하신 주님의 은총과 평화가 교우 여러분 한분 한분 모두에게 가득 내리시기를 빕니다.
기쁨이 넘쳐흐르는 오늘, 우리는 부활절의 의미를 새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 중요한 부활절을 우리는 참된 기쁨 없이 하나의 행사로만 끝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먼저 나 자신에게 이렇게 물어봅시다. ‘부활절은 도대체 나에게 무엇을 뜻하는가? 예수님의 부활은 나의 삶에 무슨 상관이 있는가?’
이 물음은 개인적인 차원을 지니고 있어서 각자 스스로 그 답을 찾아야 마땅합니다. 그럴 경우에만 부활의 의미가 명확해지고 또 내면화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그 답을 찾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제가 깨달았던 부활절의 세 가지 의미를 교우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첫째, 부활절은 저에게 믿음의 축일입니다. “예수님께서 사랑하신 다른 제자” 곧 요한에 관해 복음은 이렇게 말합니다. 그는 “무덤에 들어갔다. 그리고 보고 믿었다.”(요한 20,8 참조) 그는 무엇을 보았습니까? 빈 무덤과 아마포를 보았을 뿐입니다. 하지만 빈 무덤은 예수님의 부활에 대한 직접적인 증거가 아닙니다. 빈 무덤은 달리 설명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곧 누군가가 예수님의 시신을 무덤에서 꺼내갔거나 훔쳐갔다고 설명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사랑하신 다른 제자”는 직접적인 증거 없이 믿었습니다. 그는 예수님의 말씀을 믿었습니다. 특히 예수님께서 선포하셨던 하느님 아버지를 믿었습니다. 모든 것을 손에 쥐고 계신 하느님의 권능을 믿었던 것입니다. 그 하느님께서 당신께 충실하셨던 예수님을 마냥 죽음에 내버려 두지 않으실 것으로 확신했습니다. 이러한 절대적인 믿음을 가지고 무덤에 들어간 요한은 예수님의 시신이 없어진 것은 사람이 한 일이 아님을 알았습니다. 하느님께서 당신의 권능으로 예수님을 부활시키셨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다른 제자들은 뒤늦게 부활하신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났습니다. 그리고는 “하느님께서 그분을 다시 살리셨다.”(사도 2,24 참조)는 것을 알아차리고, 하느님의 권능을 분명히 믿었습니다. “죽은 이들을 다시 살리시고 존재하지 않는 것을 존재하도록 불러내시는 하느님”(로마 4,17)의 권능을 믿었습니다.
따라서 부활절은 믿음의 축일로서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는 믿음을 확고하게 다지는 날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모든 것을 하실 수 있습니다. 그분은 “사람의 생사를 쥐고 계시는 분”(1사무 2,6 참조)이십니다. 이러한 하느님께 온전히 의지하고 그분에 의해 그리고 그분을 향해 살기로 다짐하는 날이 부활절입니다.
둘째, 부활절은 저에게 희망의 축일입니다. 어떤 희망인가요? 우리도 죽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부활하리라는 희망입니다. 인류가 역사 시초부터 간절히 추구하여왔던 이 희망은 구약에서 약속의 형태로 점점 구체화되었지만 미완성의 상태였습니다. 그 희망이 예수님의 부활로 말미암아 마침내 실현되었습니다. 하느님께서 당신의 권능으로 모든 창조물이 기다리던 희망을 완성하신 것입니다.
이러한 희망의 가장 오래된 증인은 사도 바오로입니다. 그는 코린토 공동체에 이렇게 선언합니다. “우리가 현세만을 위하여 그리스도께 희망을 걸고 있다면, 우리는 모든 인간 가운데에서 가장 불쌍한 사람일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 그리스도께서는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나셨습니다. 죽은 이들의 맏물이 되셨습니다.… 아담 안에서 모든 사람이 죽는 것과 같이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사람이 살아날 것입니다.”(1코린 15,19-22) 부활하신 주님께서 우리에게 새 생명의 길을 열어 주셨고, 그래서 우리의 부활을 희망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물론 언젠가 이루어질 이 희망의 방법은 우리에게 아직 감추어져 있습니다. 이에 대해 우리는 기대에 차 있습니다.
따라서 부활절은 희망의 축일로서 일상의 분주함 때문에 그동안 등한시했던 궁극적인 운명을 직시하는 날입니다. 이러한 직시는 현세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게 하지만 현세를 소홀하게 대하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현세를 정의와 사랑으로 가꾸려는 관심을 불러일으킵니다. 이렇게 예수님을 통해 열려진 새롭고도 결정적인 미래를 희망하며 현실의 변화를 위해 역사적인 실천을 다짐하는 날이 부활절입니다.
마지막으로 부활절은 저에게 사랑의 축일입니다. 부활절은 우리 인간을 향한 하느님의 사랑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완성된 날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주셨습니다.”(요한 3,16 참조)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그 하느님의 뜻에 따라 “우리 죄 많은 인간을 위하여 죽으셨습니다.”(로마 5,8 참조) 예수님께서는 우리 인간이 당신을 배반하고 십자가에 못 박아도 우리를 사랑하기를 중단하지 않으시고 끝까지 사랑하셨습니다.
이렇게 예수님께서 사랑으로 온전히 순종하여 목숨을 바치시기 때문에, 하느님께서는 예수님을 사랑하십니다.(요한 10,17 참조)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예수님을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리셨습니다.”(로마 4,24 참조) 예수님의 부활은 죄와 죽음에 대한 하느님 사랑의 승리입니다. 사랑이 죽음보다 강하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따라서 부활절은 사랑의 축일로서 사랑이 때때로 어리석고 약하게 보이지만 어떤 권능보다도 강하다는 것을 확신하는 날입니다. 모든 것 위에 군림한 죽음을 마침내 사랑이 물리쳤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부활에 참여하기 위하여 그분처럼 사랑하며 살려고 결심하는 날이 부활절입니다.
교우 여러분, 저는 올해 사목교서에서 교구설정 100주년을 향한 새로운 복음화의 첫 여정으로서 신앙의 쇄신을 요청하며, “여러분 자신이 변화되게 하십시오.”(로마 12,2) 하고 호소하였습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부활의 삶을 살자는 것입니다. 그 삶이란 하느님의 권능을 분명히 믿고서 영원한 생명을 희망하며, 이 세상에서 사랑을 실천하는 삶입니다. 사목교서에서 제안한 다섯 가지 요소를 꾸준히 실천하심으로써, 일 년 내내 믿음과 희망과 사랑의 축제를 지내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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