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화문-빈민사목 요셉식탁(무료급식소)을 시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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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08-13 13:40 조회1,624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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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민사목 요셉식탁(무료급식소)을 시작하며
사랑하는 교구민 여러분,
우리 교구가 드디어 빈민사목 요셉식탁(무료급식소)을 시작하게 되어 무척 기쁩니다. 노숙자가 비교적 많이 왕래하는 익산역 근처에 굶주린 사람들에게 음식을 제공하는 일을 이제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분명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 막 이 일을 시작하는 까닭은 더 이상 뒤로 미룰 수만은 없는 심각한 사태 때문입니다. 올해 초부터 시작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대유행과 장기화로 인해 사회의 각계각층이 많은 고통을 겪고 있지만 특히 가난한 이들은 더욱 궁지에 내몰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당장 먹을 한 끼가 아쉬운 사람들이 많아진 것입니다. 이분들에게는 코로나바이러스보다 굶주림이 더 무섭다고 합니다. 따라서 이분들에게 양식을 내어 주는 것은 우리의 당연한 의무입니다.
사실 주님께서는 가난한 사람들을 외면하지 말라고 거듭 말씀하십니다. “굶주린 이에게 네 양식을 내어 주어라.”(이사 58,10)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마르 6,37) 그리고 누구보다도 우리에게 “보답할 수 없는 이들”(루카 14,14)을 초대하여 잔치를 베풀라고 말씀하십니다. 이러한 주님 말씀은 오늘날 우리를 더욱 다그치고 있습니다.
우리가 주님의 말씀에 응답하여 가난한 이들에게 자비를 베푼다면, 우리가 그들에게 도움을 베푸는 것만은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가 그들을 통하여 받는 도움이 훨씬 더 큽니다. “가난한 이들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기”(복음의 기쁨 198)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리 자신을 복음에 더욱 충실하도록 이끌어주기 때문입니다. 교회의 오랜 체험에 따르면, 하느님께서 가난한 이들을 통하여 교회를 새롭게 변화시키신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굶주린 이에게 양식을 주는 이 좋은 은총의 기회를 놓칠 수 없습니다.
우리는 무뎌진 마음과 정신을 걷어내고 자기중심적인 생활 방식을 벗어나기만 하면, 굶주린 이들의 생명을 먼저 생각하는 새로운 마음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 곤궁한 이들에게 자비를 베푼다면 마지막 날 주님에게서 친히 이런 말씀을 듣게 될 것입니다. “너희는 내가 굶주렸을 때에 먹을 것을 주었다.”(마태 25,35) 실제로 자비의 실천은 심판을 이겨내고 구원을 얻어 누릴 수 있다고 성경은 이렇게 약속합니다. “자선은 사람을 죽음에서 구해 주고 모든 죄를 깨끗이 없애 준다. 자선을 베푸는 이들은 충만한 삶을 누린다.”(토빗 12,9)
교구민 여러분, 우리 요셉식탁이 여러 가지 이유로 사회 변두리로 밀려나 굶주림의 고통을 겪는 이들을 위해 제대로 봉사할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이 요셉식탁의 밀가루 단지가 비거나 기름병이 마르지 않도록 아낌없는 관심과 후원과 봉사로 함께 해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20년 8월 11일
전주교구장 김선태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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