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교복자 윤지충·권상연 압송길 도보순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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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0-11-27 조회 1,223회본문
칠흑 같은 어둠을 뚫고 고요 속에서 순례의 첫발을 내딛는다. 아무도 걷지 않았던 그 길을 순례하는 이유는 순교자의 발자취에서 현재 우리의 신앙심을 찾아보는 또 다른 의미이기 때문이다.
호남교회사연구소(소장=이영춘 신부) 주최로 진행된 ‘윤지충·권상연 압송길 도보순례’는 한국 최초의 순교자 윤지충(바오로)과 권상연(야고보)이 체포되어 첫닭이 우는 새벽에 진산 감영에서 전동성당까지 걸었던 그 길 그대로 재현하는 58.6km 코스이다. 21일(토) 새벽 2시 30분부터 시작한 도보순례는 진산 관아에서 출발하여 배바위-활골-용계원-신거랭이-고산면-어우리-개바위-안덕원-중진영(전동)까지 17시간의 대장정 행로이다.
이영춘 신부는 “올해는 윤지충·권상연 압송로 도보순례를 시작한 지 10년째 되는 해이다. 윤지충은 조선 초기교회의 한계성을 뛰어넘어 참된 신앙으로 승화된 삶을 보여준 위대한 첫 순교자이며, 한국 천주교회의 소중한 자산”이라며 “순교자들이 걸었던 길을 걸으면서 그분들의 신앙을 본받아 삶과 신앙의 모범이 되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동수(안드레아, 도보순례회장) 형제는 “순례의 기본은 본인이 준비해서 떠나는 것이다. 도보순례를 통해 기쁨으로 가득 찬 형제, 자매들을 보며 나도 배우게 된다. 걸으면서 묵상하고, 느끼고, 비우고, 은총으로 채우는 순례의 길에 교우들을 초대하고 싶다.”고 희망했다.
약 10kg 정도의 큰 칼을 윤지충의 목에 씌운 채 오랏줄에 묶여 짚신 신고 하룻길을 걸었으니, 그 고단했던 여정을 따라 걸었던 길은 13명 완주자들 마음의 행로까지 돌아보는 진정한 ‘성화의 순례길’이었으리라.
|김도숙(교구 기자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