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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대지진의 참상을 지켜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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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1-03-17 00:00 조회2,50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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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대지진의 참상을 지켜보며

 

 

친애하는 교형자매 여러분,

 

우리는 이 며칠 동안 일본에 갑자기 발생한 지진과 그 여파로 생긴 해일로 해서 현지인들이 겪고 있는 엄청난 재앙을 각종 매체 특히 텔레비전을 통해서 생생하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일본 역사에서도 가장 크고, 인류 전체의 기록된 역사에서도 네 번째라는 엄청난 규모의 지진과 그것이 몰고 온 수많은 재난, 특히 수천에서 수만을 헤아리는 사망자, 그리고 한 도시가 없어질 정도로 많은 삶의 보금자리가 한꺼번에 휩쓸려가는 모습을 보며, 우리는 우리의 머리나 이해의 한계를 넘어선 듯, 할 말을 찾지 못합니다.

 

다른 한 편, 우리는 이렇게 큰 재난을 겪으면서도, 일본 국민들이 보여주는 침착성과 의연한 모습에 큰 감명을 받습니다. 비슷한 사태를 당하면 저마다 흔히 자기만 살고 보겠다며, 사재기를 하고, 구호품이 전달되면 다투고, 심지어 약탈까지 하는 모습을 흔히 보아왔는데, 이번 일본인들은 그런 태도가 전혀 없이 질서를 지키고 양보하며 어려움 앞에서 서로 돕는 모습을 인류 앞에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럴수록 이를 지켜보고 있는 우리에게는 무고하게 죽거나 희생당한 수많은 사람들의 고통을 함께 아파하며, 자연의 위력 앞에 초라한 인간의 처지를 새삼 돌아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자연재해로 희생된 이들과 관련하여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을 생각하게 됩니다. - “실로암 탑이 무너질 때 깔려 죽은 열 여덟 사람은 예루살렘에 사는 다른 모든 사람보다 더 죄가 많은 사람들인 줄 아느냐? 아니다. 잘 들어라.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렇게 망할 것이다.” 예수께서 그들에게 다음과 같은 비유를 들어 말씀하셨다. “어떤 사람이 포도원에 무화과나무 한 그루를 심어 놓았다. 그 나무에 열매가 열렸나 하고 가 보았지만 열매가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 포도원지기에게 네가 이 무화과나무에서 열매를 따 볼까하고 벌써 삼 년째나 여기 왔으나 열매가 달린 것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으니 아예 잘라 버려라. 쓸데없이 땅만 썩일 필요가 어디 있겠느냐? 하였다. 그러자 포도원지기는 주인님, 이 나무를 금년 한 해만 더 그냥 두십시오. 그 동안에 제가 그 둘레를 파고 거름을 주겠습니다. 그렇게 하면 다음 철에 열매를 맺을지도 모릅니다. 만일 그 때 가서도 열매를 맺지 못하면 베어 버리십시오 하고 대답하였다." - (루가 13,4-9)

 

우리나라는 일본의 바로 이웃 동네라고 할 수 있는데도, 태평양 끝에 있는 미국까지 가서 희생자를 낸 이번의 해일이 한국에는 아무런 해를 입히지 않았습니다. 이런 현상을 두고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은 바로 이 점에서 우리에게 큰 의미가 있다고 할 것입니다. “너희가 재앙을 면했다 해서 엄청난 아픔을 겪은 이들에 비해 하느님 앞에서 무언가 좀 나은 구석이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남에게 닥친 재앙을 보며 마음을 고쳐야 할 사람은 바로 너 자신이다. 하느님께서 너에게 시간을 주시는 것은 네가 회개하여 새로운 사람으로서 많은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말미를 주시기 위함이다.”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는 삶의 태도를 바꾸고 회심하여 부활하신 주님께서 열어놓으신 새 삶의 길로 들어설 수 있도록 준비하기 위한 사순시기에 들어 와 있습니다. 몇 번이고 용서하시고 자비를 베풀어 주신 하느님의 무한한 사랑에 감사드리며, 이 사순시기의 의미를 잘 살려 새 봄과 함께 새 생명의 기쁨을 누릴 수 있도록 회개하는 마음을 주시라고 기도합시다.

 

그리고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이웃의 고통에 함께 하는 뜻에서 일본 이재민 돕기에 우리의 정성을 다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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