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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성탄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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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cecil 작성일08-12-26 00:00 조회2,39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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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형자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성탄 대축일을 맞이하여 “하느님 우리 아버지와 주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은총과 평화”(1코린 1,3)가 여러분 한 분 한 분과 가정, 소속 공동체, 그리고 하시는 일에 풍성히 내리기를 빕니다.

1.  이제 성탄은 거의 인류 보편적 축제가 되었습니다. 신자 비율이 0.5%도 채 안 되는 일본에서도 성탄은 모든 사람들의 축제가 되어 있어서, 어떤 사람은 “교회에서도 크리스마스를 지냅니까?” 하며 놀라더라는 웃지 못할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식의 문화적 행사나 축제로서의 성탄은 구세주이신 그리스도를 마음속 깊이 모셔들이는 일과는 거의 무관한 것임을 우리는 잘 압니다. 백화점이나 대중 집회장에서 먼저 일기 시작하는 그런 식의 성탄 축제 분위기를 보면서, 우리 신앙인은 2천년 전 베틀레헴 들판에서 일어났던 일이 지금도 그대로 계속되고 있는 듯한 느낌마저 갖게 됩니다.
“아 당신께서 하늘을 찢고 내려오신다면!”(이사 63,19). <이스라엘 백성>은 이토록 간절한 심정으로 수백 년 동안 메시아를 기다렸지만, 실제로 그분이 오셨을 때 그분을 알아본 사람은 추운 겨울 밤 들판에서 양떼를 지키던 목자들뿐이었던 것입니다. 

2.  <새로운 이스라엘 백성>인 우리 신앙인들이 옛날 그리스도께서 처음 오셨을 때의 이런 실수를 거울로 삼아, 그분께서 앞으로 다시 오실 때, 어떻게 하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제대로 맞이할 것인가? 우리에게는 이것이 생명과 죽음을 가르는 문제입니다. “영원한 생명은 곧 참되시고 오직 한 분이신 하느님 아버지를 알고 또 아버지께서 보내신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입니다”(요한 17,3). 예수님 스스로 분명히 하신 이 말씀 그대로, 그분을 제대로 알아보고 맞아들이느냐 아니냐에 우리의 영원한 생명이 달렸기 때문에, 교회는 주님의 두 번째 오심을 주로 생각하며, 해마다 대림절을 거쳐서 성탄 대축일을 준비하게 합니다. 
“어떻게 하면?”
이에 대해서 우리는 메시아께서 첫 번째 오셨을 때 그분을 알아보고 맞이하는 데 성공했던 극소수의 사람들에게서 배워야 하겠습니다. 이에 관해 루카복음사가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 근방 들에는 목자들이 밤을 새워가며 양떼를 지키고 있었다. 그런데 주님의 영광의 빛이 그들에게 두루 비치면서 주님의 천사가 나타났다. 목자들이 겁에 질려 떠는 것을 보고 천사는 ‘두려워하지 말라. 나는 너희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러 왔다. 모든 백성들에게 큰 기쁨이 될 소식이다. 오늘 밤 너희의 구세주께서 다윗의 고을에 나셨다. 그분은 바로 주님이신 그리스도이시다. 너희는 한 갓난아이가 포대기에 싸여 구유에 누워 있는 것을 보게 될 터인데 그것이 바로 그분을 알아보는 표이다’하고 말하였다”(루카 2,8-12).
“밤을 새워가며 양떼를 지키고 있었다.” 목자들이 메시아를 맞이하는 데 성공했던 비결은 여기에 있었습니다. 그들은 잠을 자지 않고 깨어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주님의 영광의 빛이 두루 비칠 때, 그들은 그것을 바로 알아보고 천사들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들이 잠들어 눈이 닫혀 있었다면 주님의 영광의 빛이 아무리 두루 비쳐와도 그것을 감지하지 못하고 말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지난 대림 첫 주일에 그리스도 바로 그분께서 당신의 두 번째 오심에 우리가 어떻게 대비할 것인지를 가르쳐 주시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너희는 조심하고 깨어 지켜라. 그 때가 언제 올지 너희가 모르기 때문이다. 그것은 마치 먼 길을 떠나는 사람의 경우와 같다. 그는 집을 떠나면서 종들에게 권한을 주어 각자에게 할 일을 맡기고, 문지기에게는 깨어 있으라고 분부한다. 그러니 깨어 있어라. 집주인이 언제 돌아올지, 저녁일지, 한밤중일지, 닭이 울 때일지, 새벽일지 너희가 모르기 때문이다. 주인이 갑자기 돌아와서 너희가 잠자는 것을 보는 일이 없게 하여라. 내가 너희에게 하는 이 말은 모든 사람에게 하는 말이다. 깨어 있어라”(마르코 13,33-37). 주님께서는 거듭해서 “깨어있어라!” 하고 당부하십니다.

3.  깨어있으면 어떻게 되는가?
의식이 참으로 깨어있고 눈이 활짝 뜨여있으면, 우리는 먼 앞날까지 기다릴 것도 없이, 지금 당장 주변에서 그리스도를 알아볼 수 있는 표지들이 널려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너희는 한 갓난아이가 포대기에 싸여 구유에 누워있는 것을 보게 될 터인데 그것이 바로 그분을 알아보는 표이다.” 옛날 목자들에게 그리스도를 알아볼 수 있는 표로 천사들이 알려준 것이 이것이었다면, 그리스도 자신이 우리에게 주시는 표는 훨씬 더 구체적이고 다양합니다. “주님, 저희가 언제 주님께서 주리신 것을 보고 잡수실 것을 드렸으며 목마르신 것을 보고 마실 것을 드렸습니까? 또 언제 주님께서 나그네 되신 것을 보고 따뜻이 맞아 들였으며 헐벗으신 것을 보고 입을 것을 드렸으며, 언제 주님께서 병드셨거나 감옥에 갇히신 것을 보고 저희가 찾아가 뵈었습니까?” 그리스도께서 두 번째 오셔서 우리가 그분 앞에 설 때 이렇게 물으면, 그분의 대답은 우리를 깜짝 놀라게 할 것입니다. “분명히 말한다. 너희가 여기 있는 형제 중에 가장 보잘 것 없는 사람 하나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마태 25,37-40)
우리가 깨어 눈을 정확히 뜨고 귀를 잘 기울이고 있으면, 2천 년 전 베틀레헴의 한 여관에서만이 아니라, 오늘 우리에게도 오셔서 문을 두드리시는 주님의 소리를 듣게 될 것입니다. “들어라. 내가 문 밖에 서서 문을 두드리고 있다. 누구든지 내 음성을 듣고 문을 열면 나는 그 집에 들어가서 그와 함께 먹고, 그도 나와 함께 먹게 될 것이다.”(묵시 3,20)
주님의 이름으로 모인 곳(마태 18,19), 말씀-성경(요한 1,1;루카 24,32), 성체성사(요한 6,53-57), 나의 손길이 필요한 이웃(마태 25,31-46), 이 모두는 지금 여기에서 우리가 주님을 알아볼 수 있는 표로서 항상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리가 거기에서 그분을 제대로 알아보고 우리의 정신 깊숙이 받아 모시면 우리의 삶은 그 순간부터 하느님과 함께 하는 잔치, 영원한 축제가 될 것입니다. 천국은 죽은 다음에가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 그 맛을 보이기 시작할 것입니다.
교형자매 여러분, 경제적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이 때에 우리 교구의 역사적 대 사업인 가톨릭 센터 신축에 큰 희생을 무릅쓰고 적극 동참해 주시는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지금 뿐 아니라, 다가오는 새해 내내 여러분의 삶 속에 그리스도께서 태어나시고 함께 머무시는 성탄의 연속이 되기를 빕니다. 그리하여 세상의 살림살이에 어떤 바람이 불든, 어떤 시련이 닥쳐오든, 여러분의 영혼 깊숙이에서는 천상적 축제가 계속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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