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2월 25일 성탄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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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cecil 작성일08-12-26 00:00 조회2,485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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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내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
친애하는 교형 자매 여러분!
하느님의 아들이 세상에 태어나셨습니다.
외양간 구유에 누워계신 그분을 또 눈으로 보며 우리는 새삼 끝없는 상념 속으로 빠져듭니다. 낯선 땅, 구차한 행색의 부모, 외양간, 이 모든 것은 보통 인간의 눈에 하느님의 아들과는 정 반대를 생각하게 하는 장면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런 정황 속에서 태어난 아기를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마태 3,17). 이 분이 나중에 세례를 받으시고 물에서 나오셨을 때 하늘에서 들려온 이 말씀이 이 분을 하느님의 아들로 선언하였고, 하느님께서는 마지막으로는 그분을 죽음에서 부활케 하심으로써 그 사실을 재확인시켜 주셨습니다.
그렇습니다. 잊혀진 땅 나자렛 출신의 예수라는 분을 우리는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 그 사실을 두고 새삼 깊이 생각하고 묵상하며 그 의미가 내 목숨 깊숙이 스며들 수 있게 되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이는 내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
2천 년 전에 요르단 강변 하늘에서 들려왔던 이 말씀이 지금 나에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그 분이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해도, 그 때 그 분이 태어나셨다는 사실이 지금 나와 무슨 상관이 있는가?
하늘에서 들려 온 <아버지>의 이 말씀, 이 말씀을 통해 <아들>로 확인되신 예수님, 그리고 그 때 비둘기 모양으로 하늘에서 내려 오셨던 <성령>. 이렇게 해서 아버지, 아들, 성령이 하나가 되어 연출하신 이 장면 속에 그 대답이 들어 있습니다.
“나는 하늘과 땅의 모든 권한을 다 받았다.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을 내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그들에게 세례를 베풀고 내가 너희에게 명한 모든 것을 지키도록 가르쳐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항상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 28,18-20)
하느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이 말씀대로, 세례를 받고 그분의 제자가 되는 사람은 동시에 그분의 “형제”(요한 20,17)도 되어, 그분과 같이 하느님의 똑 같은 선언을 듣게 됩니다. “이는 내 아들, 내 사랑하는 아들이다.”
그렇게 해서 우리는 예수님과 같이 하느님의 아들 딸이 된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그분과 함께 하느님을 “우리 아버지”(마태 6,9)라고 부를 수 있는 자격을 얻었습니다. 남은 과제는 이 사실이 점점 더 구체적으로 완성되어 나날이 더 하느님의 아들 딸이 되어가는 일입니다. 어떻게 하면 이 일이 이루어지는가? 예수님 스스로 그 길을 알려 주셨습니다.
“평화를 위하여 일하는 사람은 행복하다. 그들은 <하느님의 아들>이 될 것이다”(마태 5,9).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고 남에게 좋은 일을 해 주어라. 그리고 되받을 생각을 말고 꾸어 주어라. 그러면 너희가 받을 상이 클 것이며 너희는 <지극히 높으신 분의 자녀>가 될 것이다”(루카 6, 35).
“(죽었다가 부활한 사람들은) 천사들과 같아서 죽는 일도 없다. 또한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사람들이기 때문에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것이다”(루카 20,36).
2천 년 전, 아주 먼 땅 한 구석에서 이루어진 일이, 지금 여기에서 내 일이 되기 위한 길이 여기에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될 때에만, 옛날이야기에 그치고 말 뻔한 이야기가 오늘 실제로 이루어진 일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 스스로 옛날에 쓰여 진 성서 한 대목을 읽으신 다음 하신 선언이 지금도 살아 있는 말씀으로 울려 퍼질 것입니다. “이 성서의 말씀이 오늘 너희가 들은 이 자리에서 이루어졌다”(루카 4,22).
성탄 때가 되면 아는 사람들에게 축하 카드와 선물을 보내고, 평소에 마음이 있으면서도 실제로는 아무것도 못해서 늘 미안함을 품고 있던 어려운 이웃들에 대한 관심을 작게나마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전 세계적인 풍습이 되다시피 하였습니다. 이것은 참으로 좋고 아름다운 일입니다. 그런데 왜 이 때쯤 해서 우리가 유달리 그런 마음이 될까? 그것은 “눈으로 본 적이 없고 귀로 들은 적이 없으며 아무도 상상조차 하지 못한 일을 하느님께서는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마련해 주셨다”(1고린 2,9)는 말로 밖에 표현할 수 없는 엄청난 선물, 바로 하느님의 외아들을 우리가 받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해서 우리가 하느님의 아들이 될 수 있는 은총을 선물로 받았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 주시는 선물이 무엇인지, 또 너에게 물을 청하는 내가 누구인지 알았더라면 오히려 네가 나에게 청했을 것이다. 그러면 내가 너에게 샘솟는 물을 주었을 것이다.”(요한 4,10) 우리에게 주시는 하느님의 선물은 여기에 그치지 않습니다. 아내, 남편, 자녀, 친척, 이웃, 자연… 보이는 모든 것이 다 그분의 선물입니다.
그리고 새로 펼쳐지는 또 하나의 해 역시 가장 큰 선물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 선물을 감사로이 받고, 그것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은총을 청하며, 희망찬 새해를 맞이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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